2023.05.01 ~ 2023.05.09
미국여행 기록
미국여행!!! 너무 즐거웠습니다. 아직 찍어놓은 n천장의 사진 정리는 손도 못 댔지만, 기억은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그러나 이게 언제까지 뚜렷하게 남아 있을지는 모르니 이번 기회를 통해 가서 들은 강연들의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프린스턴 대학 강의 - 플라즈마
솔직히 말해서 제일 재미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미국에 나와서 교수하시는 분들 정도 되려면 다들 유머는 디폴트로 갖춰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저한테 삼중수소였나... 가격을 물어보시는데 1g 100만원? 이랬더니 이 친구 큰 사람이 못 되겠네 쫄?ㅋ 이러셔서 냅다 1억을 던진 아 가보자고 기억이 가장 생생합니다. 실제론 7~8000만원 정도로 판매된다고 합니다.
강연을 듣는 학생들하고 소통을 많이 해 주시는 편이셔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래는 강의를 들으며 필기해 놓았던 것입니다. 글씨체는ㅋㅋㅋㅋㅋ포기했어요ㅎㅎ....
중간에 질문으로 혹시 플라즈마 구슬? 그것도 같은 플라즈마인가요 하고 여쭤보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에 그걸 딱 꺼내시더라고요. 속으로 놀랐음
//플라즈마 구슬에서 머리카락에 정전기 일어났을때 모양처럼 이리저리 다른 가닥을 뻗어나가다가 우리 손이 닿으면 그쪽으로 한 선이 연결되는 이유는?
- 우리 몸쪽으로 흐르는 것이 더 유리해서 그렇습니다.
//플라즈마 선이 위로 휘어지다가 툭 끊기는 이유는?
- 플라즈마에 의해 가열된 기체가 위로 상승하면 플라즈마도 같이 상승하는데, 연결이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다가 너무 저항이 커진다 싶으면 끊어지고 새로운 루트를 찾는 겁니다.
참고로 양쪽에다가 손을 대면 플라즈마가 왔다갔다 하면서 생기는데요. 이는 끊어진 플라즈마가 연결될 때 각각 손으로 갈 확률이 반반이라서 그렇습니다.
2. 나사 강연
나사 강연은 아예 천문학을 모르는 학생들도 알아먹을 수 있게 쉽게 강연을 해 주시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연자분께서 전공하신 분야가 대기 쪽이라서 그쪽을 좀 더 많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중간부터 갑자기 글씨체가 괜찮아지면서 써 놓은 것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교수님이 본인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느낀 점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시는 부분입니다.
기억에 남는 부분
1. 꾸준하게 글을 써라. 짧아도 좋으니까 논리적인 구조가 있는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2. 운동해야 한다. 스쿼트 좋다.
3. 외국으로 대학원을 간다 = 공부하러 간다기 보다는 살러 가는 것. 내가 적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
4. NASA컴퓨터도 버퍼링이 있다.
등등 여러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과학고인데 왜 과학 얘기는 안 하고 이런 강의를 하냐 말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수준 높은 강의를 듣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보다 미국에 와서 얻어가는 것은 이런 지식보다는 내가 어떻게 살고 싶다! 하고 하는 꿈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런 인문학적인 강의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이런저런 부분을 건들여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학생들에게 제일 아쉬웠던 점은 굿즈샵에 못 들린 것일 텐데요. 사실 저는 다녀왔습니다. 전교생에 나사 뱃지를 갖고 있는자 나뿐이다. 다들 민첩한 하루 되세요. 그러나 거기 걸려있는 티셔츠가 진짜 예뻤는데 하나도 못 산걸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안 나옴....
3. 하버드 강연
가장 재미있는 것이 플라즈마 강연이었다면,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하버드 대학에서 들은 강연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하버드 강연은 필기가 없습니다... 그냥 말을 집중해서 듣기 위해 필기는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바로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겼는데 이분도 나중에 본인 얘기랑 해 주실때는 적어놓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약간 됩니다.
그분 강연을 보면, 암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연구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암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분이시라면 생명이나 의대 쪽 전공자이신가 생각이 들지만 이분은 반도체를 전공했다고 하셨습니다.
예? 반도체랑 암이랑 어떻게 엮나요?라고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분은 본인이 반도체를 잘 알다 보니 이를 통해 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연구하신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반도체에 아주아주아주 작은 구멍을 뚫고 여기에 혈액?을 통과시키면 그 구멍의 크기가 그 빛의 파장보다 작아서 특정 색의 산란이 일어나는 레일리 산란이 일어납니다(이 부분 헷갈리네요.. 미산란이었나 레일리 산란이었나...).
여기서 정말 신기했던게, 그 전전날 정선쌤한테 나이아가라 야경 보면서 레일리 산란이랑 미산란 강의를 들었거든요.(물은 투명색인데 폭포는 왜 하얀색이야?) 근데 이게 강연 도중에 딱! 나왔습니다. 제가 이 내용을 알아서 눈에 더 잘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지식을 알아 두면 둘수록 좋다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고요.
또한 혈액 안에 암세포보다 암세포에서 나온 엑소좀의 수가 훨씬 많다는 것으로 특정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었다는 결과를 듣고 정말 놀라웠습니다.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이분의 연구를 정말 응원했는데요. 아는 분이 암 투병으로 몇년째 정말 힘들어 하고 계시는데, 이런 연구가 조금 더 일찍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강연 중간중간에 궁금한 것이 생겨서 질문하면 바로바로 답을 해 주시는 것이 좋았습니다. 흐름 끊는다고 나중에 질문하라고 하지도 않으시고 바보같은 질문이라고 무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제 질문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얘기해 주시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 그거 좋은 질문이네요" 라는 말 해 주시는 분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질문이 정말 좋은 질문이든 아니든 간에 이렇게 말해주시면 듣는 상대는 그 말로 인해서 질문을 하는데 두려움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더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분도 비슷한 분이셔서 강의 중간중간 질문하는데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머리를 탁 치는 부분이, 생각보다 과학자로서 공부해야 하는 기간이 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게 나쁜 뜻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할 시기가 어차피 길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란 겁니다. 내가 이런 쓸데없는 것을 배우면서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제가 중학교때 가지고 있던 꿈 중 하나가 AI 전문 법 제작(제작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니까) 혹은 윤리판단사 였는데요. 그러려면 인공지능도 공부해야 하고, 법도 공부해야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그걸 다 배우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접었던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 강의 중에서 자기가 아는 후배가 공대 나와서 대학원까지 간 다음에 다시 로스쿨에 들어가고 하는 말이 "선배, 전 세계에서 기계와 법을 같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저게 되는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이 헛된 꿈이 아니었구나 하는 증거가 생기자 참 뿌듯했습니다.
4. MIT 강연
MIT 강연에서는 대학원생 분이 오셔서 강의를 해 주셨는데요.
다행이 이 강연은 필기가 있었습니다.
분홍색으로 표시한 것은 다시 한 번 보면 좋을만한 것,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듣다가 궁금했던 점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강의에서 얻은 점은 "흐름을 내가 바꿀 수 있는게 아니라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이용해야 한다" 였습니다.
저는 Chat GPT를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제가 스스로 생각해 내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과제에 일절 사용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MIT에 다니는 분도 Chat GPT를 통해 과제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조금 혼란스러웠는데요. 아직도 AI를 사용하여 과제를 하는 것은 내키지 않지만, 적어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방법은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말해보자면, Chat GPT로 코드를 짤 때도 쉬운 코드로 뼈대를 먼저 완성하고, 그 후 추가로 명령을 해 주면서 코드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코드를 짜 달라고 하면 잘 구현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사실 그 전까지는 저는 어려운 코드나 쉬운 코드나 상관 없이 알아서 다 짜 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적어도 어떻게 해야 이를 잘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미국에 다녀와서 그저 즐겁게 논 것 뿐만이 아니라 얻어간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1. 사람을 배짱이 있어야 한다.
2. 뭐든 할 수 있다. 너가 하기만 한다면
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
다음번에 미국에 가는 것은 여행 뿐만 아니라 공부를 하러 가는 길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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